이 전시는 한정현의 ‘아토포스’(atopos)이다. 롤랑 바르트는 사랑의 단상에서 사랑하는 대상을 아토포스라고 인지했다. 플라톤의 책 『향연』에서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이 그를 아토포스라고 부르곤 했던 것처럼 그 어떤 상투적인 것에 포함될 수 없는 독창성으로 인해 분류될 수 없는 대상, 내가 사랑하고 나를 매혹하는 사람이 ‘아토포스’이다.

다양한 요소들이 각자 아름다움을 지니며 그 아름다움에 반한다. 사랑의 담화에서 7명의 대상자(아토포스)들은 함께 어떤 범주에 고정되지 않고 이탈하면서 조각나고 이어지며 대화를 이어간다. 이들 관계의 날갯짓이 기이한 끌개(strange attractor)가 되어 바깥 공간을 향해 움직이며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채우도록 한다.